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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r.찹쌀떡 & Mrs.바닐라슈

일이 끝나면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.

서로가 없었던 풍경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.

아무리 피곤해도, 저녁을 맛있게 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

엄마, 오늘 저녁 뭐야? 묻는 아이가 있어서 감사하다.


모였다 흩어지고, 흩어졌다 다시 모이는 것이 익숙한 우리 세 식구, 모였을 때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

쉼을 찾아가는 모습이 때론 애처롭고 때론 대견하고,

때론 이 모습도 영원하지 않겠지 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.


율하가 가장 먼저 도착한다. 스쿨 버스를 타고 한 블럭 걸어 혼자 열쇠로 열고 집에 들어오면 1등 도착이다.

처음 스쿨버스 타고 하교할때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전화해서 숨을 고르며

뒤에서 아저씨가 쫓아오는 것 같다며 전화를 끊지 말라고 하더니

지금은 전화도 안한다, 제법 익숙해 졌는지~!

동네 아저씨도 이제 오해 받을 일도 없어졌다. ㅎㅎ

정말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서 혼자 스릴러 영화를 찍으며 도착하곤 했다.


이번주엔 춥지도 않게 지나가고 있는 어스틴의 1월 겨울, 왜 이렇게 만둣국이 먹고 싶은지 말이야.

겨울 흉내 내고 싶어서인지

만두가 먹고 싶어서인지

국물이 먹고 싶어서인지

마트에서 얼른 카트에 태워온 사골 국물에 마늘, 파, 떡, 만두만 넣고 보글보글 끓여

마른 김 고명도 없어 파래자반을 뿌려뿌려 얹으니

제법 먹음직하다.

이게 정말 사골 국물 일까? 대화해가며 한 그릇 뚝딱.


그릇 치우며 돌아서는데 치홍이 건네는 동그랗고 사랑스러운 바닐라 슈하나

내가 좋아하는 그 빵집에 들러서 사왔다는 그 바닐라슈 하나

아무말 없이 웃으며 랩배틀 하듯 내 손에서 답하는 대박찹살떡 하나

치홍이 좋아하는 담백하고, 끝맛 달큰한 팥 가득 그 찹살떡 하나


어떻게 같은 날, 집으로 돌아오며 그는 바닐라슈를 사고 나는 찹살떡을 샀을까

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그가 좋다

그가 좋아하는 것을 챙겨줄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.

달.콤.한 것.은 바.닐.라.와 팥.이 아.닐.지.도 몰.라 후훗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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